도통 종잡을 수 없어 사랑스러운 거인들의 나라
“인생에서 모든 것이 반짝거리고 모든 것이 충족되는 날이 있기는 할까.
있더라도 그런 순간은 아주 찰나 같아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지 않으면 금세 사라진다.”
평소 네덜란드라는 나라를 동경하던 저자는 죽기 전에 한번은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네덜란드행을 감행한다.
그 후 네덜란드 동부의 작은 도시 아른험에 머물며 더치인의 문화와 일상을 체험하게 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또는 모른 척하고 훌쩍 떠나는 일은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
저자는 곧잘, 현실에 대한 부담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따위로 잠 못 든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저자는 더치인의 개방적인 사고와 다채로운 문화에 흠뻑 빠져든다. 어린이, 여성, 동물 등 사회적 약자가 행복한 나라.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열린 사회.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은 건강한 노후. 이처럼 네덜란드에서의 경험을 통해 저자는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고, 살아갈 날들을 가늠하는 가치관을 재정비하게 된다. 더불어 지금껏 당연시 누려 왔던 사회 보호막이 벗겨진 채, 이방인으로서의 애환을 겪으며 새삼 인연과 관계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이 책은 저자 정미진이 네덜란드에서 보낸 일 년간의 시간 동안 낭만과 현실, 일상과 여행, 이성과 몽상, 그 사이 어디 즈음을 헤맨 기록이다.